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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매거진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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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의 시간차를 읽는 전략, 같은 시대를 다르게 소비하는 우리에게

본 글은 동시대 속 다양한 콘텐츠 소비 흐름을 포착하며, 트렌드의 구조를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루와콘텐츠그룹 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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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다시 롱폼이 대세래”

2025년 콘텐츠 회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다.
누군가는 쇼츠 시대가 끝났다고 하고, 누군가는 아직도 짧은 영상이 답이라 말한다.
같은 유튜브를 두고 이렇게 다른 이야기가 나오는 건 왜일까?
지금의 유튜브는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완전히 다른 콘텐츠 세계가 펼쳐지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정치가, 누군가에게는 게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키즈 콘텐츠가 유튜브의 전부다. 같은 플랫폼 안에서 서로 다른 우주를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요즘 트렌드'라는 말을 과연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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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한 트렌드 시대는 끝났다

TV 시청이 주류던 시절, 트렌드는 곧 ‘방송사에서 정한 방향’이었다.
모두가 같은 시간대에 같은 프로그램을 봤고, 하나의 콘텐츠가 전국을 뒤흔들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유튜브는 개인의 시청 경험이 곧 알고리즘이 되는 구조다.
즉, ‘많이 본 영상’보다 ‘내가 많이 본 장르’가 추천을 지배한다.
이처럼 개별화된 콘텐츠 소비 환경에서는 예전처럼 모든 사람이 동시에 아는 트렌드란 존재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트렌드’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트렌드는 이제 ‘구조’로 읽어야 한다

우리는 이 복잡한 콘텐츠 생태계에서 트렌드를 해석하기 위해
다음의 3단계 구조 – Signal → Cluster Flow → Mass Trend를 제안한다.
1. Signal (시그널)
: 공감이 밀도 높게 응축된 작은 진동
조회수는 적어도, 특정 소수에게 강한 반응을 끌어낸 콘텐츠가 여기에 속한다. 밈, 짧은 영상, 댓글 유행어 등은 대개 이 단계에서 등장한다. 트렌드의 씨앗은 언제나 소수의 강한 공감에서 시작된다.
 
2. Cluster Flow (클러스터 플로우)
: 특정 집단 내부에서의 집중 확산
시그널이 소화 가능한 콘셉트로 정제되어 세대, 관심사, 취향 집단 내에서 빠르게 번진다. 특정 연령대, 직업군, 커뮤니티 안에서 집중적으로 소비되는 콘텐츠 유형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단계는 실제 마케팅 전략의 타깃이 되는 핵심 구간이다.
📌 사례: MBTI 기반 T/F 유형 콘텐츠의 확산 구조
이 포맷은 대략 2022년 중반, 짧은 쇼츠 영상과 SNS 밈 형태로 먼저 등장했다.
F(감성형)는 울고, T(이성형)는 당황하는 식의 대화 패턴은 2030 중심의 커뮤니티와 SNS에서 빠르게 반응을 얻었다. 이후 다수의 크리에이터들이 이 포맷을 차용해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했고, 2023년 초~중반에 걸쳐 기업 광고, 교육 콘텐츠, 뉴스 콘텐츠 등으로도 파생되며 명확히 Mass Trend 단계로 진입했다.
하지만 이 시점조차도 사용자에 따라 달랐다. 누군가에겐 2022년 가을에, 누군가에겐 2023년 여름에 처음 접한 콘텐츠였다는 점은 지금의 트렌드가 ‘시간적으로 동기화되지 않는 현상’임을 잘 보여준다.
즉, 동일한 유행이라 해도 ‘누구에게, 언제 트렌드가 되었는가’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시대 콘텐츠 마케터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핵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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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ass Trend (매스트렌드)
: 알고리즘과 콘텐츠가 전 플랫폼을 관통하는 시점
이제야 대다수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콘텐츠가 시점이다. 이 시점에서의 대응은 ‘선점’이 아니라 ‘최적화’와 ‘포지셔닝’이다. 업로드 시간, 제목, 포맷, 브랜드 접목 방식 등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특히 이 단계에서 중요한 건, 트렌드 속에 브랜드를 녹이는 것이지, 트렌드를 브랜드로 바꾸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인식하는 일이다. 밈과 트렌드는 공감과 타이밍으로 형성된 감정의 흐름이기 때문에, 이를 브랜드 중심 언어로 억지 치환하면 사용자의 정서적 반응을 훼손할 수 있다. 좋은 전략은 트렌드가 가진 맥락을 유지한 채, 그 안에서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같이 반응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 활용’이 아니라, 브랜드가 유행의 일부처럼 보이게 만드는 감각적 기획의 결과다.

실무자의 전략: “이건 트렌드인가?”가 아니라, “어느 단계인가?”를 묻는다

트렌드를 추종하려는 시도는 늘 늦다. 성공적인 콘텐츠 마케터는 트렌드가 완성되기 전, 흐름의 시작을 감지한다.
단계
전략 포인트
실무 적용
Signal
공감의 징후 관찰
댓글 패턴, 패러디 발생, 소규모 채널의 유사 포맷 탐색
Cluster Flow
클러스터별 맞춤 전략
타깃 연령/취향 기반 포맷 적용, 인플루언서 연계
Mass Trend
대응과 최적화
썸네일-제목-업로드 시간 최적화, 브랜드 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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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는 더 이상 모두에게 동시에 도달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겐 이미 지나간 밈이, 누군가에겐 이제 막 시작된 유행이 된다. 이 시간차는 오늘날 유튜브 알고리즘과 콘텐츠 소비 구조의 본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현상’일뿐이다.
진짜 중요한 건, 우리가 트렌드가 되기 전의 흐름, 즉 시그널과 클러스터 플로우 단계를 얼마나 민감하게 감지하고 대응하느냐다. 대다수가 ‘요즘 뜨는 콘텐츠’를 말할 때, 콘텐츠 전략가는 ‘무엇이 곧 뜰 수 있는가’, ‘어떤 반응이 작지만 날카로운가’를 읽어야 한다.
 
트렌드는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기획의 재료로 분석되어야 한다.
 
마케터는 트렌드를 쫓는 사람이 아니라,
그 흐름의 징후를 먼저 감지하고 구성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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